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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론트엔드라도 수학이 필요하다. (feat: 친동생과의 수학과외 시작)
    인사이트 2025. 2. 22. 15:46

    3년전 프론트엔드 부트캠프를 알아볼 때였다.

    그 당시 비전공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부트캠프가 인기가 많았다. 나도 그랬지만, 비전공자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던 것 중 하나가 '수학과 CS 지식'이었다. 주변에선 "프론트는 CS나 수학적 지식이 실무에선 그렇게 필요 없다"며 학생들을 안심시켰다.

     

    그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CS 지식이나 수학적 지식이 없이도 개발은 가능하다. 일단 돌아가게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CS 지식과 수학은 결국 비즈니스를 고려한 코드를 작성할 때 숲을 보는 역할을 해준다.

     

    오늘은 그 중 수학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초중고 시절 주입식 교육 때문에 수학은 공식을 무조건 외웠고 이를 패턴 찍어내듯이 문제를 풀었다. 왜는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적용하는 게 중요했다. 점수가 중요하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응용면에서 지속성이 떨어지고 깊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조금만 문제가 꼬여도 어려움을 겪었었다.

     

    최근 기본기를 다지려고 3달 전부터 알고리즘을 하나씩 풀고 있다. 더 잘 풀기 위해 강의를 찾아보다가 의문이 들었다. 알고리즘 풀 때 점화식을 많이 쓰는데, 주로 "이런 패턴이 있으니까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현타가 왔다. 알고리즘이 취업과 이직에 중요하다 해도, 이렇게 수동적으로 푸는 게 맞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링크드인 알고리즘으로 박진호님께서 올리신 글을 보게 되었는데 인상이 무척 깊었다.

     

     

    그리고 마침 비슷한 맥락의 논쟁이 최근 스레드에서 뜨겁게 일어났다.

    이것은 참일까? 거짓일까?

    말로만 배운 사람이라면 일단 왼쪽 항을 일단 약분할 것이다. 우리가 식을 간단하게 만드는데 많이 써왔던 방법이니까.

    틀린건 아니다! 하지만 연결을 하고 넓게보는 친구는 먼저 "x"의 정의가 뭐야?라고 묻는다.

     

    그렇다. 답은 거짓이다.

    왼쪽항의 분모의 x에 대해 정의된 게 없으므로, 정의역이 달라 성립되지않는다.

    신기하지 않은가? 조금만 더 넓게 보고 조건을 따진다면 답이 완전히 달라진다.

     

    맞다. 내가 회외감을 느꼈던 이유는 이제는 말로 배우는 게 더 이상 싫었던 것이다. 지식의 크기는 점점 커져가는데, 안쪽이 차오르는게 더딘 것이다.

     

    수학은 증명을 통해 이해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 여러 조건들이 복잡하게 얽혀져있다.

    하지만  증명보다 공식(도구)를 외우는데 급급하다면 예전의 나 처럼 조금만 다르게 접근하면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학적 지식이 없는 프론트엔드는 그저 말로 배우고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수학을 해야하는 이유는 숲을 보는 기본기를 다져서 예외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는 프로그래밍을 "잘" 설계하는 모습과 일맥상통할 것이라고 느꼈고, advanced로 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수학적 사고를 제대로 다시 쌓기로 했다. 마침 본과 4학년인 동생이 백수가 되었길래 꼬셔서 고등수학 1부터 한 달전 부터 시작하고있다.(과외비로 딜했다.) 10년만에 쎈도 다시 샀다ㅎㅎ 감회가 새롭다.

     

    이제는 하나의 공식을 배우더라도 '왜 이렇게 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아직은 도구 사용에 익숙해서 실수도 많고, 문제 푸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각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 점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쌓이면 정리해서 공유해볼 생각이다.

     

    (이러다 진짜 수능 보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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